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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병원도 살릴 수 없었던 2살 아이. 수술하지 말라는 보건복지부.


최근에 의료계의 이슈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었는데요. 이번에는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아래는 최근 이슈가 되었던 소아에 대한 기사입니다. 


이 사건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사건을 요약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2세 유아가 교통사고로 전북대의대 병원에 응급실로 호송됨.


2.전북대의대 부속병원은 소아외과를 전공으로 한 '세부'전문의가 부족함. 


3. 전북의대병원은 가까운 대형병원인 을지병원을 기점으로 원광대의대 병원, 충북대병원, 전남대병원 포함 총 13군데의 대학 및 대형병원에 연락을 돌림. 


4. 전화를 받은 어느 병원에서 조차 소아외과 세부전문의가 부족함 & 각자의 응급실도 모두들 꽉 차 있어서 도저히 수술이 불가한 상황. 


5. 아주대병원에서 긴급하게 연락을 받고 헬기로 2세 유아를 전원하는 것에 대해 동의.


6. 2세 유아는 이미 사망함. 


자 여기까지가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이 보건복지부에게 탄원을 하자. 보건복지부는 슬며시 병원 탓으로 돌리며, 권역외상센터 지정했던 것을 취소하거나 지원금을 환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제 우리들이 가졌던 의문에 대해서 하나 하나씩 벗겨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전북대의대는 왜 2세 유아를 긴급하게 처치하지 못했을까? 

>>가장 큰 의문점은 이것일겁니다. 대학병원이고 전북에서 가장 큰 의대라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전북대의대에서 왜 수술& 치료를 하지 못했을까요? 이 의사놈들이 정말 생명을 저버린 것일까요? 

저는 전북대의대의 소아외과 파트에 어떤 분이 계시는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소아외과 파트를 세부 전공한 의사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제가 자료를 조사해보니, 대한민국의 소아 외과 전문의는 2015년 기준 총 30명정도 계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42개 의과대학을 가지고 있고, 각 대학교당 1.5개의 부속병원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그렇다면 대략 63개의 대학병원이 있을겁니다. 그런데 소아외과 전문의가 30명밖에 없다고 합니다


30명...? 30명????!!!!!!!

아...그러면 전북대의대에서 처치를 하지 못했을 이유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네요. 

그렇다면 이 의사놈들이 왜 소아외과를 전공하지 않을까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저버리고 돈에 혈안이 되어 미쳐 날뛰고 있는 걸까요? 자 여기까진 의사놈들이 일단 나쁜놈이라고 생각해보겠습니다. 


2. 지혈만 해도 아주의대 병원까지 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 지혈이라도 하지 그랬냐! 

>>자, 이런 댓글이 베스트 댓글을 갔더라구요. 사실 웃겼습니다. 지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뻔히 나오는 지식의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소아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경우 내부의 장기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됩니다. 이때 내장들이 많은 부분에서 터지거나 손상을 입게 됩니다. 그리고 의사가 말하는 지혈은 응급수술을 통해서 수술장에서 외상외과 전문의가 일단 배를 열고 급한 장기들부터 하나하나씩 꿰매주거나 응급 처치를 해주는 정도의 고난이도&고위험 수술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손 살짝 찢어져서 휴지로 막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차원이 다른 수준인거죠. 

이걸 그러면 성인 외상외과 전문의가 할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무조건 소아과중에서도 외과파트를 세부 전문의로 전공하신 분들이 손을 대셔야 합니다. 만약 일반 외상외과 건들인다? 그러면 그 의사는 객기를 부린 수준으로 멍청한 일을 한겁니다. 그리고 그런 의사들은 환자를 가지고 실험을 한거나 마찬가지니 지탄을 받게 됩니다. 



3.알았어, 그러면 왜이렇게 소아외과 전문의가 적은건데?

>>그건 우리가 만든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은 모두 우리 국민들의 손 그리고 정부의 손에서 만들어낸 산물입니다. 싼 의료 하지만 꽤나 수준급의 진료. 이것을 우리는 이뤄냈다고 자축하고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이 이면속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어두운 부분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고작 하나가 수면위로 올라왔고 그게 이 소아외과 전문의 부족 사태 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의료 서비스의 가격을 매기는 정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쉽게 예로 들자면, 카페에 가면 아메리카노 가격부터 신메뉴 가격까지 적혀있지요? 그 가격을 정부가 매기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세금으로 말입니다. 

그러면 이 의사놈들이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돈을 받아 먹어가면서 게다가 정부의 보조까지 받아먹으면서 왜 소아외과 전문의가 이토록 적다고 찡찡 대는 걸까요?


바로,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업이라는 것을 이윤을 창출해내기 위해서 합니다. 그리고 병원도 사실 그렇지요. 하지만 우리나라 세금과 보건복지부의 호화청사를 짓기위한 노력이 맞물려서 돈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냐구요?

가격을 후려 칩니다. 예를들어 소아외과 수술 하나 하는데 실제 의사의 인력+ 전문 간호사 + 마취과 의사+ 수술 방+ 기구+약+중환자실 + 영상의학 전문의 + 응급의학 전문의 + 소아파트 세부 전문의가 필요합니다. 자 그렇다면 이 가격을 얼마를 책정해야할까요? 제가 봤을때는 500만원 정도로 들어갈것같습니다. 원가로만요. 이득 하나도 안보구요.  하지만 싼 의료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에서 그럴 수 있을까요? 에이 , 그러면 안되죠. 그래서 한 200만원 정도로 퉁쳐줍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이 가격을 정해서 대학병원에 통보 해버립니다. 그러면 대학병원은 찍 소리도 못하고 200만원으로 저 수술을 해야합니다. 의사 월급 깎고 간호사 월급 깎고 수술을 해냅니다. 


가만, 그런데 말입니다. 보건복지부에서 보니까 200만원으로도 수술을 하거든요? 그러면 다음해에 150만원으로도 깎아 봅니다. 그래도 대학병원에서는 환자 살리겠다고 장례식장이랑 주차장등의 수입으로 겨우 겨우 350만원의 손해를 메꿔가면서 수술을 해줍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의사수를 대폭 삭감을 하지요. 


수술 안한다고 하면? 이번 사건 처럼 병원 탓하고 의사 매도하면 됩니다.ㅎㅎ

그러다보니 한명이 365일 24시간 일을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이 일을 전공을 하겠다는 사람이 점점 없어지게 됩니다. 






4.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냐?

>>투자를 해야합니다. 의사한명 키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의과대학 기간 6년 + 인턴& 레지던트 5년 + 세부전문의수료(3년)+ 군의관(3년3개월) = 총 17년정도가 걸립니다. 지금부터 잘 꼬드겨서 키워도 17년 정도가 걸리는데, 우리는 고작 30명밖에 없습니다. 투자해야죠. 제 은사님도 곧 은퇴하실텐데, 그러면 이제 29명이나 겨우 될것 같네요.

수술비를 대폭 상승시켜주고, 어느 병원에서든지 이 유아를 수술 하겠다고 서로 환자 데려가려고 싸워야 맞는거죠. 그런 환경을 보건복지부가 해야하는데, 자기들 배 불리기 바빠서 안된다네요.



5.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 

>>곧 신해철법이 시행이 됩니다. 일명 중환자기피법이죠. 저 유아의 경우, 신해철법이 통과되는 순간 전북대병원이 내야할 벌금은 어마어마 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이제 30명이 아니라 10명대로 소아외과 전문의가 곤두박칠 치기 시작할겁니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사고 나면 그냥 죽는다고 생각해야합니다. 에볼라 바이러스, 메르스, 수많은 병들에 덜덜덜 떨어가면서 질병관리본부에 민원을 넣던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나서서 위험한 수술에 대한 수가를 대폭 상승 시켜 달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의사들이 나서서 해주면 돈 밖에 모르는 놈들이라고 손가락질 해대기 일수입니다. 

곧 원격의료가 시행됩니다. 원격의료가 시행되고, 슬슬 미국처럼 사보험이 발달 되기 시작하고 영리병원이 확대되기 시작하면 이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그리고 이 계획은 착착 진행이 되가고 있는데. 우리는 애꿎은 의사만 욕하고 있습니다. 


죽음에 만약이라는 단어는 있지 않습니다. 

하루빨리 대한민국의 모든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졸업 전공으로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소아과 산부인과 외과등 생명에 귀중한 전공을 하겠다고 경쟁하는 시대가 오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건 역시 의료영리화가 된 수순을 밟은 뒤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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