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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 박근혜 대통령과는 차원이 다른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



최근에 박근혜 사태, 최순실 사태가 붉어지면서 과거의 대통령들이 행했던 방식들이 다시 재조명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증폭제 역할을 했던 최순실에 의한 대통령 연설문 수정은 역대 정권과 비교하면 할 수록 더욱 충격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무지하기 때문에 역대 정권의 대통령들이 어떤 방식으로 연설문을 써내려갔으며, 그들이 연설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바로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강원국은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을 썼던 분입니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나오셨더군요. 


이 책은 주로 노무현 대통령과 그의 연설비서관 이었던 강원국과의 일화를 다룬 내용입니다. 

거기서 가장 인상깊었던 페이지가 바로 이 페이진데요. 


아래 표에 적힌 목록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연설비서관이었던 강원국을 불러서 글쓰기 지침을 말해준 거라고 합니다. 

확실히 최순실같은 사람과 차원이 다른 수준을 요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 자네 글이 아닌 내 글을 써주게. 나만의 표현방식이 있네. 그걸 존중해주게. 그런 표현방식은 차차 알게 될 걸세.
2. 자신 없고 힘이 빠지는 말투는 싫네.
‘~ 같다’는 표현은 삼가 해주게.
3. ‘부족한 제가’와 같이 형식적이고 과도한 겸양도 예의가 아니네.
4. 굳이 다 말하려고 할 필요 없네. 경우에 따라서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도 연설문이 될 수 있네.
5. 비유는 너무 많아도 좋지 않네.
6. 쉽고 친근하게 쓰게.
7. 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쓰게. 설득인지, 설명인지, 반박인지, 감동인지
8. 연설문에는 ‘~등’이란 표현은 쓰지 말게. 연설의 힘을 떨어뜨리네.
9. 때로는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도 방법이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는 킹 목사의 연설처럼.
10. 짧고 간결하게 쓰게. 군더더기야말로 글쓰기의 최대 적이네.
11. 수식어는 최대한 줄이게. 진정성을 해칠 수 있네.
12. 기왕이면 스케일 크게 그리게.
13. 일반론은 싫네. 누구나 하는 얘기 말고 내 얘기를 하고 싶네.
14. 추켜세울 일이 있으면 아낌없이 추켜세우게. 돈 드는 거 아니네.
15. 문장은 자를 수 있으면 최대한 잘라서 단문으로 써주게.
탁탁 치고 가야 힘이 있네.
16. 접속사를 꼭 넣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말게.
없어도 사람들은 전체 흐름으로 이해하네.
17. 통계 수치는 글을 신뢰를 높일 수 있네.
18. 상징적이고 압축적으로 머리에 콕 박히는 말을 찾아보게.
19. 글은 자연스러운 게 좋네. 인위적으로 고치려고 하지 말게.
20. 중언부언하는 것은 절대 용납 못하네.
21. 반복은 좋지만 중복은 안 되네.
22. 책임질 수 없는 말은 넣지 말게.
23. 중요한 것을 앞에 배치하게. 뒤는 잘 안 보네. 문단의 맨 앞에 명제를 던지고, 그 뒤에 설명하는 식으로 서술하는 것을 좋아하네.
24. 사례는 많이 들어도 상관없네.
25. 한 문장 안에서는 한 가지 사실만을 언급해주게. 헷갈리네.
26. 나열을 하는 것도 방법이네. ‘북핵 문제, 이라크 파병, 대선자금 수사…’ 나열만으로도 당시 상황의 어려움을 전달할 수 있지 않나?
27. 같은 메시지는 한 곳으로 몰아주게. 이곳저곳에 출몰하지 않도록
28. 백화점식 나열보다는 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줄일 것은 과감히 줄여서 입체적으로 구성했으면 좋겠네.
29. 평소에 우리가 쓰는 말이 쓰는 것이 좋네. 영토 보다는 땅, 치하 보다는 칭찬이 낫지 않을까?
30. 글은 논리가 기본이네. 좋은 쓰려다가 논리가 틀어지면 아무 것도 안 되네.
31. 이전에 한 말들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네.
32.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은 쓰지 말게. 모호한 것은 때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지금 이 시대가 가는 방향과 맞지 않네.;
33. 단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글은 써서는 안 되는 글이네.




'대통령의 글쓰기'는 지속적으로 대통령에 주었던 혹은 저자가 연설비서관이었을 때 느꼈던 글쓰기의 팁중의 팁을 모으고 모아서 적어 낸 책입니다. 



고품격의 글쓰기란 무엇인가를 여실히 알려주는 책이며.

최고 수준의 글만이 국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글이다. 라는 것을 꾸준히 어필 했던 노무현과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아, 혹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있으실까봐 저도 따로 조사를 해봤는데요. 

이명박 대통령은 다른 대통령과 다르게 본인이 직접 수정하거나 쓰지는 않고

여러 경쟁을 통해서 가장 괜찮은 것을 골라서 연설문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공계 출신이다 보니 연설문을 전공자에게 일임했던 것 같더라구요.



끊임없이 읽고, 적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그리고 듣는 사람이 누구인지. 

상황은 어떠한지등의 모든것을 고려한 대통령의 글쓰기. 


이 책을 통해서 제 글쓰는 역량도 한층 더 올라갔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박근혜 최순실 사태처럼 허접한 사람에게 대통령의 연설문이 수정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최순실 사태와 정말 비교 되는 글쓰기 책. 

그리고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것을 알게 되는 책입니다. 



대통령의 글쓰기 도움이 되셨나요?


대통령의 글쓰기
국내도서
저자 : 강원국
출판 : 메디치미디어 201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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