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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버튼의 끝없는 상상력,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


이번에는 최근에 개봉한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을 리뷰해보겠습니다. 포스팅의 특성상 영화의 스포가 어느정도 포함되어 있으니 스포를 원하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현재 극장의 예매순위 2위를 달리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기대작으로 손꼽았던 영화 아수라의 흥행이 저조하게 된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은 감독 팀 버튼을 중심으로 에바 그린과 에이사 버터필드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팀 버튼 감독은 그동안 수많은 작품들을 찍어내면서 관객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었는데요. 실제로 그는 세계 최고의 비주얼리스트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팀 버튼은 랜섬 릭스의 소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을 소재로 이 영화를 창조해냈습니다. 




12세 관람으로 시작한 이 영화는 생각보다 잔인함과 징그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극장가를 찾으시는 관객들의 선택중에 크게 작용하는 요소가 아이들과 함께 볼만하냐 인데요. 정말 12세가 아니라면 조금은 보기 힘들지 않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후반부의 눈을 먹는다던지, 눈을 후벼파는 장면은 아이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었을것같습니다. 


어쨋든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은 12세 이상의 관객들에게는 괜찮은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해외의 다수 평론가들도 팀 버튼의 작품중 손꼽힐만한 작품이라고 했구요. 그동안 농염하고 섹시한 역할을 맡아왔던 에바그린도 아이들을 보담아 주는 역할을 잘 수행해서 새로운 캐릭터를 탄생시켰습니다. 둘의 케미가 돋보인 영화였습니다. 

엑스맨과 해리포터를 섞은 것 같다는 다수의 평론가들의 칭찬도 있었지만, 그만큼 허접하다는 평도 많았습니다. 그동안 팀버튼이 보여준 색채와 강렬함에 비해서 , 미스 페레그린은 다소 진부하고 자기 복제가 많지 않았나라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타임 루프라는 독특하고 신선한 소재는, 최근에 유행했던 '시간'이라는 소재와 닳고 달았던 '타임머신'이라는 소재를 팀버튼의 새로운 해석과 상상력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미스 페레그린의 타임 루프 덕분에 그들은 1943년 독일 공군이 미사일을 유치원에 떨어뜨리기 직전의 전날에 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큰 상처로 남아서 트라우마로 남게 되는 이 하루 속에서 그들은 갇혀 살고 있습니다. 게다가 할로우에게 공격받아서 죽은 빅터를 따로 방에 놔둬서 아이들과 함께 있게 한다는 것은, 미스 페레그린이 아이들을 보살펴 주는게 아니라 그녀 또한 그 상처속에서 치유되지 못하고 벗어나지 못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타임 루프를 깨서 나가지 못합니다. 침입자들에 의해서 미스 페레그린이라는 울타리가 사라질때서야 아이들은 비로소 자발적으로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트라우마에 벗어나서 자발적으로 미스 페레그린을 구하러 갑니다.  심지어 트라우마의 상징이었던 빅터와 할로우에게서 벗어나게 되면서 말이죠. 그들은 도망가면서 어느 누구도 빅터를 찾거나 챙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할로우라는 충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빅터는 거슬리는 존재가 아닌 떠올릴필요 혹은 이제는 곱게 떠나보내줘야할 상처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상처는 현재가 되어 우리를 만듭니다. 그것은 일대일 대응으로 성립하는 말은 아니지만, 여전히 우리가 아이들을 키워내는 과정에서 상처받지 않고 따뜻하게 키워내려고 노력하는 근본적인 이유라는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스 페레그린의 과도한 아이들에 대한 보호는 아이들이 현실을 살아가지 못하고 타임루프에 갇히게 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결국은 이러한 보호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시간을 살아가는데요. 이제 미스 페레그린의 역할은 대폭 축소되어 아이들의 세상(배)을 계속 돌아다니면서 최소한의 역할만 해주게 됩니다. 영화의 초반에 14초가 늦었다는 것으로 아이들을 질타할때와는 아주 상반된 역할을 맡게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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